[담화총사 칼럼] 연화도의 숨결, 청정의 美...홍명 作

  • 등록 2026.01.13 15: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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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민화 연화도蓮花圖, "2026년 벽사초복 세화특별 전이 기다리다."

K-컬처 이성준 기자 | 홍명 작가는 말한다. “2026년 병오년 새해, 진흙 속에서도 붉게 피어나는 연꽃 한 송이를 여러분 가슴에 살포시 얹어 드리고 싶어서 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오는 2026년 1월 1일부터 5일까지 인사동 한국미술관 2층에서 기다릴게요. 겨울 바람이 차가워도, 이 연꽃은 따뜻하게 피어 있을 테니, 부디 오셔서 꽃잎에 손끝 한 번만 대 보고 가세요. 그 순간, 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 이미 여러분의 것이 될 겁니다.”

 

 

 

이 연꽃은
진흙을 밟고 선 우리네 어머니다.
발이 빠개져도, 허리가 휘어도
한 송이 붉은 꽃을 피워 올리는
그리움 그 자체다.


분홍 꽃잎이 살짝 벌어질 때
할머니가 새벽녘에 불을 밝히던 손때가 느껴진다.


먹빛 연잎 사이로 스민 차가운 이슬은
아버지가 삼키고 삼키던 한숨이다.
그래도 꽃은 피고,
그래도 잠자리는 날아와
우리 집 마당 한복판에
행운 한 점 내려앉힌다.


K-민화란 이런 것이다.
백자처럼 하얀 종이 위에
수백 년 굽은 한의 먹을 풀고
그 위에 온 국민이 함께 울던 붉은 꽃을 피우는 것.


진흙 냄새가 진동해도
꽃향기만은 끝내 사그라지지 않는 것.


내 이름도 연꽃이다.
홍명紅明.
진흙 속에서 붉게 빛나겠다는
조선 여인들의 맹세를
2026년에도 잇고 싶었다.


그래서 한 땀 한 땀 꽃잎을 물들이며
속으로 빌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진흙을 딛고
이렇게 붉게 피어나자.


눈물 나면 연꽃 잎사귀에 흘리고
웃고 싶으면 잠자리 날개에 실어서
서로에게 행운을 보내보자.”


이 그림 앞에 서면
가슴이 저린다.
우리 엄마가, 우리 할머니가,
내 안에 아직 살아 있는 모든 여인들이
한꺼번에 꽃을 피우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2026년,
제발
이 연꽃처럼
아름다운 한 해가 되게 하소서.
진흙 더미 위에서도
우리는 끝내 붉게 빛날 테니.

 

홍명, 2025년 섣달 그믐,
눈물로 먹을 풀며 그리다...

이성준 기자 willlee@iconcor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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