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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아트

[담화총사 칼럼] 양광모의 「겨울나목」을 이명순 작가의 K-그라피로 다시 세우다.

- 잎은 져도 생명은 지지 않는다, 겨울나무가 들려주는 삶의 철학
- 우리의 이름 K-그라피, 한글로 피어난 생명과 희망의 예술

K-컬처 장규호 기자 | 겨울은 모든 것을 벗겨낸다. 푸르던 잎도, 화려했던 꽃도, 짙은 그늘도 모두 내려놓게 한다. 그러나 겨울은 결코 나무를 무너뜨리지 못한다. 오히려 모든 것을 내려놓은 나무는 가장 강인한 생명의 모습으로 하늘을 향해 서 있다.

 

 

양광모 시인의 「겨울나목」은 그런 나무를 바라보며 사람의 삶을 이야기한다. "알몸으로도 겨울 이겨내는 네 삶 눈부셔라." 짧은 한 구절이지만, 그 안에는 백 년을 견디는 생명의 철학이 담겨 있다.

 

그리고 세계평화미술대전 추천작가 이명순 작가는 이 시를 K-그라피라는 한국의 예술 언어로 다시 피워냈다. 작품 속 겨울나무는 잎 하나 없다. 화려한 장식도 없고, 아름다운 꽃도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장 아름답다. 굽은 가지는 수많은 계절을 견뎌온 세월의 흔적이고, 하늘을 향해 뻗은 줄기는 아직 끝나지 않은 희망이다. 화면 위를 채우는 힘찬 붓글씨는 겨울바람을 닮았다.

 

굵고 거침없는 먹빛은 흔들려도 꺾이지 않는 삶의 의지를 담고 있고, 시는 나뭇가지 사이를 흐르며 마치 바람의 소리처럼 마음에 스며든다.

 

"한 백년쯤이야 하늘 높이 쭉쭉 가지 뻗으며 살아야 한다고." 이 구절은 나무의 말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들려주는 인생의 가르침이다.

 

사람도 나무처럼 살아야 한다. 삶이 헐벗었다고 초라한 것이 아니다. 비워낼 줄 아는 사람만이 새로운 봄을 맞이할 수 있다.

 

겨울나무는 둥지를 버리지 않는다. 잎이 모두 떨어진 뒤에도 작은 생명을 품어 준다. 양광 시인은 그 모습을 보며 "헐벗은 가슴으로도 둥지 한두 개쯤 따뜻이 품으며 살아야 한다."고 노래한다.

 

이 한마디는 경쟁보다 품음을, 소유보다 나눔을 말하는 우리 시대의 깊은 울림이다. 이명순 작가는 그 따뜻한 철학을 붓끝에 담았다. 먹빛은 차갑지만 마음은 따뜻하다. 여백은 비어 있지만 생명으로 가득하다. 바로 이것이 K-그라피가 가진 힘이다.

 

K-그라피는 단순히 글씨를 아름답게 쓰는 예술이 아니다. 한글의 정신을 그리고, 시의 숨결을 담으며, 한국인의 삶과 철학을 세계와 나누는 새로운 문화예술이다.

 

글씨는 그림이 되고, 그림은 시가 되며, 시는 다시 사람의 삶을 일으켜 세운다. 겨울은 봄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다. 겨울 그 자체를 살아내는 시간이다.

 

양광모 시인이 말한 것처럼, "봄이 아니라 겨울을 열렬히 살아야 한다." 이 한마디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용기의 인사다.

 

이명순 작가의 「겨울나목」은 잎을 잃은 나무를 그린 작품이 아니다.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을 그린 작품이다. 알몸으로도 하늘을 향해 서 있는 나무처럼, 우리도 삶의 겨울 앞에서 고개를 숙이지 말아야 한다.

 

언젠가 다시 찾아올 봄을 믿기 때문이 아니라, 오늘을 끝까지 살아내는 것이 곧 가장 아름다운 봄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K-그라피가 전하는 한국의 정신이며, 세계평화미술대전 추천작가 이명순이 붓끝으로 들려주는 조용하지만 깊은 생명의 노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