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김학영 기자 | 캘리그라피, 그 아름다운 새로운 이름, K -그라피가 세계를 향해 비상합니다. K -그라피는 세계 각국의 예술가 및 대중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K-컬처 김학영 기자 | K-민화연구소가 ‘K-민화, K-Folk Painting’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민화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며 세계화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한국 전통 민화에 ‘K’를 접목해 세계 속에서 한국 고유의 민속미술을 구별 가능하게 하고, 동시에 국제 미술계와의 연결고리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명명이다. 동영상 보기
K-컬처 장규호 기자 | 소정희 작가의 작품 “세상만사 잊고 살게나” 속 호랑이는 위엄보다 여유가 먼저 보인다.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대는 산군山君이 아니라, 세상의 무게를 한 발짝 내려놓은 존재다. 민화 속 호랑이가 원래 지녔던 풍자와 해학의 전통은 이 작품에서 현대인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쉼의 상징’으로 되살아난다. 화면 속 호랑이는 몸을 틀어 앉은 채 한쪽 앞발을 내밀고 있다. 공격도, 경계도 아닌 제스처다. 마치 “그만 좀 애써도 된다”고 말하는 듯하다. 굽이진 꼬리는 긴장을 풀어낸 호흡처럼 둥글고, 표정에는 묘한 미소가 깃들어 있다. 힘의 과시가 아니라 힘을 내려놓을 줄 아는 경지가 이 작품의 핵심이다. 배경은 단순하다. 그러나 그 단순함은 비어 있음이 아니라, 생각이 잠시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소정희 작가는 전통 민화의 호랑이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오늘의 삶에 맞게 재해석한다. 바쁘고, 지치고, 끊임없이 비교당하는 시대 속에서 이 호랑이는 말한다. “세상만사, 잠시 잊고 살아도 괜찮다.” 이 작품의 미덕은 웃음이다. 가볍지만 얕지 않고, 익살스럽지만 가볍지 않다. 민화가 본래 수행했던 역할과 권력에 대한 풍자, 삶에 대한 위로, 웃음 속의 진실
K-컬처 김학영 기자 | 백찬희 작가의 송학도는 설명이 필요 없는 그림이다. 소나무와 학이라는 상징은 이미 수백 년 동안 한국인의 삶 속에서 길상과 장수, 평안을 말해왔다. 이 작품은 그 오래된 언어를 다시 꺼내어, 오늘의 시선으로 조용히 건넨다. 소나무는 사계절 푸르름을 잃지 않는 절개와 생명력의 상징이다. 학은 고결함과 장수를 의미하며, 두 마리가 함께 등장할 때는 화합과 평안이라는 의미가 더해진다. 백찬희 작가는 이 익숙한 상징들을 과장하거나 해체하지 않는다. 대신 가장 정직한 자리, 가장 안정된 구도 속에 배치한다. 특히 두 마리 학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경쟁도 긴장도 없는 상태를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자연 묘사가 아니라, 우리가 바라는 삶의 태도에 대한 은유다. 빠르고 불안한 시대일수록, 이 그림은 ‘함께 오래 머무는 삶’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이 작품이 가진 미덕은 절제다. 색은 화려하지만 소란스럽지 않고, 형태는 섬세하지만 과시적이지 않다. 전통 민화가 지녔던 기원의 기능, 즉 그림을 통해 마음을 다독이고 삶을 축원하던 본래의 역할이 충실히 되살아난다. 송학도는 새해를 맞이하는 그림이자, 한 해를 살아가는 자세에 대한 조용한 제안이다. 오래
K-컬처 이길주 기자 | 청연淸然 강경희의 작품 세계는 ‘보여주는 회화’ 이전에 ‘머무르게 하는 회화’다. 그의 캘리그라피는 글자를 쓰는 행위가 아니라, 마음을 씻는 수행의 흔적에 가깝다. 번짐과 여백, 멈춤과 흐름이 동시에 존재하는 먹의 호흡 속에서 문장은 의미를 설명하지 않고, 관람자의 마음을 고요로 이끈다. 특히 화면을 가르는 먹의 농담과 파편처럼 흩어진 여백은, 현대인이 잃어버린 사유의 속도를 되돌려 놓는다. 강경희의 캘리는 ‘강하게 말하지 않음으로써 더 깊이 말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이는 선禪의 언어이자, 동양 회화의 본령이다. 함께 제시된 K-민화 책거리 작품은 전통 민화의 길상적 상징을 오늘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책과 문방구, 붓과 화병, 그리고 화면 전면에 놓인 수박은 단순한 정물이 아니다. 수박은 풍요와 생명, 책은 지혜와 축적, 붓은 창조와 실천을 상징하며, 이 모든 요소는 ‘삶을 어떻게 가꾸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강경희의 민화는 화려함보다 단정함, 과시보다 정갈한 질서를 택한다. 색은 말하고, 형태는 절제하며, 상징은 조용히 숨 쉰다. 이것이 바로 K-민화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방식임을 그의 작
K-컬처 이길주 기자 | 김선예 작가의 탄탄대로 얼쑤!는 이름 그대로 새해의 희망과 축복이 한 폭에 터져 나오는 세화歲畵이다. 화면 가득 펼쳐진 붉은색·분홍색의 북청사자놀음은 전통의 흥겨움 속에서 우리 민족의 기운氣運과 염원念願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두 마리 사자는 해학과 생명력을 품은 표정으로 화면을 주도하며, 사자춤을 추는 인물들과 관람객의 시선을 자연스레 축제의 중심으로 끌어당긴다. 그들이 걸어가는 길은 작가가 제목에 담은 대로 ‘탄탄대로坦坦大路’의 앞날이 평탄하기를 기원하는 길이다. 작품 속 인물 하나하나가 지닌 자세와 표정, 휘날리는 천과 흩날리는 꽃잎은 설날의 들뜬 마음, 잘되기를 바라는 기원, 그리고 모든 날이 축제가 되길 바라는 소망을 색채와 움직임으로 펼쳐낸다. 화면 위로 날아오르는 나비와 아이는 풍요와 재복을 상징하며, 사자의 등 위에서 환히 웃는 아이는 “새해에는 웃음이 절로 피어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대변한다. 또한 전통 민화 특유의 평면적 구도 안에서 작가는 섬세한 필치와 현대적 감각을 더해, 옛 형식이 단순한 복고가 아닌 살아 있는 K-민화의 현재성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사자의 털 표현은 색채의 농담과 결의
K-컬처 이길주 기자 | 2026년은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다. 불火의 기운을 지닌 오午가 병丙을 만나 뜨겁게 타오르며, 도약·생명력·행운을 상징하는 말의 기운이 그 어느 때보다 왕성해지는 해이다. 이 강렬한 기운을 K-민화의 조형언어로 풀어낸 작품이 바로 이 ‘福자 안의 붉은 말’이다. 처음 작품을 마주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붉은 모란꽃이 가득 메운 福복字의 형상이다. 모란은 부귀와 영화, 복과 번성의 상징으로 오래 사랑받아온 민화의 대표 길상吉祥이다. 그 화려한 꽃잎 사이로 고개를 내민 붉은 말은 단순한 장식적 요소가 아니라, 2026년 한 해의 운세와 기운을 상징하는 핵심 모티프다. 말은 예로부터 기상氣像이 밝고, 속도와 성장, 출세를 뜻해 선비들의 사랑을 받아온 중요한 길상 동물이다. 특히 병오년의 ‘붉은 말’은 강한 생명력과 추진력, 묵은 것을 태우고 새 길을 여는 변혁의 에너지를 품는다. 작가가 굳이 福자의 내부, 즉 ‘복이 깃드는 자리’에 말을 배치한 이유는 분명하다. “2026년의 복은 움직임 속에서 피어난다”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작품 속 붉은 말은 어딘가 유머와 생동을 품고 있다. 고개를 조심스레 내밀며 세
K-컬처 장규호 기자 | K-민화 모자호랑이는 전통 민화의 상징성과 현대적 해석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작품으로, 한국 민화 호랑이 도상의 정수를 오늘의 감성으로 되살려낸 작품이다. 작품 속 큰 호랑이와 아기 호랑이는 권위와 위엄의 표상인 ‘호랑이’가 아닌, 부드럽고 다감한 생명체로 재해석되어 등장한다. 전통 민화에서 자주 보이는 ‘해학적 표정’과 ‘과장된 신체 비례’를 바탕으로 하되, 담화 작가 특유의 섬세한 선묘와 절제된 색감이 더해져 고요하면서도 따뜻한 정서를 자아낸다. 큰 호랑이가 아기 호랑이를 내려다보는 시선에는 훈육과 보호, 사랑이 공존하는 한국적 모성·부성의 정서가 깃들어 있다. 아기 호랑이는 천진한 눈빛으로 어른 호랑이를 올려다보며,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생동감을 드러낸다. 두 호랑이의 시선이 만나는 장면은 작품의 중심축으로, 세대 간의 전승傳承과 가족애家族愛라는 깊은 의미를 상징한다. 작품 전면에 드러난 세밀한 털 표현은 민화의 기법적 특징을 현대적으로 변용한 것으로, 단순한 장식적 효과를 넘어 생명력과 기운氣運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이는 전통 민화가 지닌 ‘액을 막고 복을 부른다’는 벽사辟邪의 상징성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K-민화 모자
K-컬처 이길주 기자 |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K-민화 초청전 「民畵, 한국의 美」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었다. 현지 시민 6,000명이 넘게 찾은 이번 전시는 한국 민화가 지닌 따뜻한 감성과 예술정신이 국경을 넘어 한 나라의 마음에 어떻게 스며드는지를 보여준 문화외교의 생생한 증거였다. 민화民畵는 이름 없는 백성들의 일상에서 피어난 그림이지만, 그 안에는 삶의 지혜와 희망, 평화의 기원이 담겨 있다. 호랑이, 연꽃, 해·달, 복福과 수壽. 이 상징들은 한국인의 정신이자 동시에 인류가 바라는 보편적 가치로 평화·조화·행복을 담고 있다. 전통은 오래된 흔적이 아니라 세대를 이어 흐르는 정신의 강이다. 민스크에서 열린 이번 K-민화 전시는 전통이 어떻게 오늘의 세계 속에서 새로운 의미로 다시 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예술은 말보다 먼저 이해를 건넨다. 이번 전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K-민화 작가 53명이 참여하여 한국적 미학과 온기를 담은 작품을 선보였다. 더욱 뜻깊은 사실은, 그중 34점의 작품이 벨라루스 국립미술관에 공식 기증되었다는 점이다. 예술로 나누고, 예술로 연결하며, 예술로 우정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현지 시민들은 민화 속에서 한국의
K-컬처 장규호 기자 | 양평 두물머리는 두 강의 만남이자, 여행자들의 마음이 잠시 내려앉는 쉼의 공간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지는 이 자리에서 강물은 하나의 이름, ‘한강’을 얻고 사람은 잠시 자신을 돌아볼 고요한 시간을 얻는다. 첫 번째 사진 속, 붉은 돛을 단 배는 두물머리의 겨울 풍경을 상징처럼 떠받치고 있다. 나무는 잎을 모두 비워냈지만, 가지마다 깃든 선線은 더 선명해졌다. 수면은 고요해 하늘과 나무를 완벽히 반영하고, 그 위에 정박한 돛배는 마치 긴 시간을 건너온 사신처럼 바람 한 점 없는 겨울에도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돛배는 실제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멈춤은 정지의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떠남을 준비하는 고요’, ‘흐름 속의 쉼’이라는 여행의 본질을 말한다. 사진 속 풍경을 바라보면 멈춘 배가 아니라, 우리 마음속 어딘가에 늘 정박해 있던 생각의 조각들이 떠오른다. 두 번째 사진에 등장하는 ‘두물경’ 표석은 두물머리라는 지명이 단순한 지역 명칭이 아니라 ‘두 물이 경계 없이 하나로 이어지는 자리’라는 철학적 의미를 품고 있음을 알려준다. 표석 뒤편으로 펼쳐진 강물은 잔잔하고, 겨울 구름은 흐릿한 빛으로 풍경을 덮으며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