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전득준 기자 | 기운이 넘치는 힘찬 필력으로, 대담한 생략과 왜곡을 통해 화면 속에 새로운 창조의 질서의 미학을 담아내는 부산 대표 중견작가 신홍직 초대개인전이 부산 미광화랑(부산시 수영구 광남로 172번길 2)에서 11월 29일까지 열리고 있다. 작가는 기술적으로 잘 만들어진 그림 보다는 감정을 끌어올려 자유분방하고 활기찬 화면 속에서 가슴 따뜻한 감성을 전달하고자 자연과 대상의 실제 형태와 색채를 과장시켜 표현하고, 화면이 추상적으로 어우러지는 우연성과 즉발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물감 덩어리를 나이프와 손으로 속도감 있게 자연 그 자체의 에너지와 구상과 추상의 미묘한 경계에서 촉발하는 카타르시스를 전달하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어느 특정 소재에 구애됨 없이 미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화폭에 옮기려고 애쓴다. 중요한 것은 그리고자 하는 대상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그 대상을 통해서 나의 회화적 조형감을 어덯게 표현하느냐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했다. 붓 대신 손과 칼로 물감을 자유자재로 칠하며 만든 거친 형태와 질감들은 과장된 표현과 색채는 추상적이지만, 속도감 있게 칠한 화면은 겹치고 더해진 색과 형태가 어우러져 마
K-컬처 이존영 기자 | 화려한 궁중의 문 앞에 선 여인이 등 뒤로 고요한 긴장과 장엄한 기운을 드러낸다. 조혜선 작가의 작품 〈궁중연화〉(135×70cm)는 전통 궁중 회화·복식·공예의 미학을 민화적 조형 감각으로 재구성한 대작으로, 왕실의 시간과 여인의 순간적 감정이 한 화면에 응축된 작품이다.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붉은 예복의 압도적인 존재감이다. 넓게 퍼지는 치맛자락의 곡선, 그 위를 수놓은 모란·연꽃·봉황 문양은 민화에서 길상과 번영을 상징한다. 조혜선 작가는 전통 문양을 단순히 장식으로 처리하지 않고, 인물의 운명과 내면을 암시하는 상징적 언어로 재해석해냄으로써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화면 상단 배경에 금니金泥로 그려진 모란은 왕실의 품격과 권위를 상징한다. 이는 조선 궁중 장식의 전형을 충실히 계승한 표현으로, 작가는 문양 하나, 선 하나에서도 정교한 금박과 세필의 기량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작품의 중심에는 붉은 궁중 문이 있다. 대문에는 전통 창살 무늬와 길상적 문양이 빼곡히 채워져 있으며, 정교한 선묘線描와 금속 장석 표현은 실제 궁중 공예품을 방불케 한다. 이 문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그 문을 열기 직전의 여인, 그리고 문 너머
K-컬처 이길주 기자 | 이 김치를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 한국 문화와 과학이 집약된 건강식으로 발전시켜 온 이가 있다. 바로 김치 장인 김순자 ㈜서한푸드 대표다. ‘한성식품’으로 알려져 온 40년 전통 김치 명가가 새로운 이름 ‘㈜서한푸드’를 내걸고 글로벌 시장으로 본격 도약을 선언했다. 이번 회사명 변경은 단순한 브랜드 교체가 아니라, 김순자 대표가 40년 동안 쌓아온 발효기술·장인정신·위생관리 철학을 바탕으로 한국 김치 산업의 체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이정표로 평가된다. 40년 발효 기술이 만든 ‘정통 김치’의 힘 1986년 설립된 서한푸드는 부천 본사, 충남 서산공장, 강원 정선공장을 중심으로 일일 100톤 생산, 180명 임직원 규모의 국내 대표 김치 제조기업으로 성장했다. ISO22000, HACCP 인증, 농식품수출탑, 강소기업 선정 등 국내외 40여 개 수상·인증은 서한푸드의 위상을 증명한다. 김치 라인업은 알타리김치·포기김치·백김치·파김치·섞박지·고들빼기 등 한국인의 입맛을 가장 잘 이해한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집에서 막 담근 맛이 난다”는 평가로 전 세대가 신뢰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김순자 대표의 철학: “정직한 김치, 깨
K-컬처 장규호 기자 | 봄빛이 가장 고운 순간, 공작이 그 화려한 깃을 펼친다. 박현정 작가의 〈공작도〉는 민화의 길상적 상징성과 동양 회화적 품격을 절묘하게 결합한 대작으로, 자연이 품은 찬란한 생명력과 인간이 바라는 모든 길상吉祥의 기운을 화면 가득 담아낸 작품이다. 공작은 예로부터 군왕君王의 새, 부귀와 영화, 품위와 화려함을 상징하는 존재다. 박현정 작가는 공작의 상징을 단순히 장식적으로 차용하지 않고, 깃털 하나하나를 정교하게 묘사함으로써 생명의 장엄함 자체를 회화적으로 담아냈다. 공작의 꼬리깃은 색채의 향연이다. 초록, 홍색, 청색, 황금빛이 질서와 리듬을 이루며 폭발하듯 퍼져나간다. 특히 깃털의 눈(eye) 문양을 섬세한 선묘로 표현한 기량은 민화 기법과 전통 채색화의 절정이 아름답게 결합된 부분이다. 이 화려함은 단순한 ‘색감의 부유함’이 아니라, 삶을 향한 축복과 기원의 메시지가 시각화된 형태이다. 작품 속엔 두 마리의 공작이 자리한다. 상단의 수컷 공작은 화려한 깃을 드러내며 생의 절정을 보여주고, 하단의 암컷 공작은 절제된 색으로 고요한 균형을 잡는다. 이 그림의 대비적 구성은 음양의 조화, 부부의 화합, 가정의 평안, 생명의 순환 이라
K-컬처 장규호 기자 | “기술은 직업을 만들고, 직업은 평화를 완성한다.” 2025 국제뷰티산업콘테스트 시상식 현장에서 최기수 대회장이 전한 메시지는 분명했다. K-뷰티 숙련 기술을 기반으로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길을 열겠다는 의지였다. 지난 18일 우송대학교 W1관 강당에서 열린 ‘2025 국제뷰티산업콘테스트·국제뷰티아트컬렉션’ 시상식은 9개국 1,318명 참여, 역대 최대 규모의 국제 뷰티대회로 자리매김하며 K-뷰티 세계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 2019년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출발한 본 대회는 2024년 국제대회로 승격된 후 올해 다시 한 번 규모를 확대했다. 한국·중국·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우즈베키스탄·몽골·캄보디아 등 9개국 선수들이 대거 참여하며 국제 경쟁력을 증명했다. 또한 고등학생·북한이탈주민 참가비 무료, 다문화·외국인 참가자 확대 등 공공성과 사회적 역할도 강화해 ‘기술경연’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상식 현장에서 가장 큰 박수는 북한이탈주민 선수들과 외국인 참가자들에게 돌아갔다. 통일부 장관상 종합대상..이영진 선수에게 돌아갔다. 대전지역 ‘영패션·엘리트남성헤어’에서 기술을 익힌 이영진 선수는 탈북 청년
K-컬처 이길주기자 | 연못 위에 떠오른 연잎과 연꽃, 그 사이를 유영하는 물고기, 그리고 연밥 위를 노니는 새와 거북...안영자 작가의 민화 〈연화도〉는 전통 민화의 상징성과 현대적 감각을 절묘하게 결합해낸 작품으로, 민화가 지닌 상징적 언어를 현대적 회화 감성으로 재해석한 수작으로 평가된다. 작품은 화면 전체에 걸쳐 ‘생명력’과 ‘길상吉祥’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된다. 연꽃은 불교적 청정淸淨을 상징하는 동시에 민화에서 영원한 생명과 다산의 상징으로 널리 쓰여 왔다. 화면 상단의 연잎은 푸른 기운을 머금은 산뜻한 채색으로 펼쳐지며, 그 위에 자리한 새들은 길한 소식을 전하는 ‘길금吉禽’으로 읽힌다. 연잎과 새가 서로를 바라보며 구성된 장면은 자연과 생명의 조화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화면 중앙의 물고기들은 민화에서 가장 강력한 길상문 중 하나인 어魚·복福의 관계를 표현한다. 특히 두 마리의 큰 물고기가 서로 교차하며 오르는 모습은 풍요와 성공, 그리고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상징하는 대표적 도상으로, 관운·승진·입학 등 인생의 큰 경사를 기원하는 의미를 품고 있다. 작가는 물고기의 비늘을 세밀한 필력으로 묘사해 전통 기법의 충실함을 보여주
K-컬처 이길주 기자 | 감성 먹빛이 스며든 여백 위로 소박한 문장이 피어난다. 강경희 캘리그라피 작가의 이번 작품은 일상의 언어를 예술적 정서로 승화시키는 그녀 특유의 감각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작업이다. 화면 가득 흐르는 “고마워요, 그냥 엄마니까”라는 문장은 단순한 문구를 넘어, 글자 자체가 감정의 숨결을 품은 하나의 조형 언어로 기능한다. 강 작가는 문장을 정형화된 서체에 가두지 않는다. 먹의 농담과 번짐을 그대로 살려 글자마다 다른 호흡을 부여하며, 획의 굴곡과 잉크의 번짐은 마치 말하지 못한 오랜 마음이 조심스레 드러나는 순간을 시각화한 듯하다. 이는 전통 서예의 수묵 표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글자’와 ‘감정’이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강경희 작가의 대표적 표현 방식이다. 작품의 구성 또한 눈길을 끈다. 화면 왼쪽 위와 오른쪽 아래에 서로 다른 문장을 배치한 구성은 부모와 자식, 혹은 누군가를 향한 두 개의 마음이 서로 마주보는 형국을 만든다. 여백은 단순한 빈 공간이 아니라, 감정을 머금은 ‘관계의 자리’로 기능한다. 강 작가는 이 여백을 통해 말보다 더 깊은 울림을 전달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의 기억과 감정을 불러오게 한다.
K-컬처 전득준 기자 | 전통적 미감과 현대미술의 다층성이 만나는 일상적 예술 공간 안산 M·H갤러리(대표 김규리)는 12월 3일 까지 안산환경미술협회 대표 작가 33인을 초대한 ‘홍도를 품다展’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전통적 예술 정신과 현대미술의 다원적 표현 방식을 생활 속 공간에서 조우시키며, 예술의 공공성과 확장 가능성을 탐색하는 의미 있는 시도다. 안산환경미술협회는 순수한 창작 의지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지역 예술가들의 공동체로, 생업과 창작을 병행하는 작가들이 중심이 되어 있다. 이들의 창작 태도는 예술을 일상과 분리된 영역으로 두지 않고, 삶의 경험 속에서 스스로 확장시키는 현대미술의 ‘생활 기반성(art grounded in life)’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사) 안산환경미술협회 심현숙 회장은 “상업시설이라는 열린 장소에서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예술을 경험함으로써 현대예술의 문턱이 낮아지고, 예술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의 ‘홍도를 품다’는 김홍도의 유산을 단순히 기리는 차원을 넘어, 그가 지녔던 관찰의 감각과 일상의 순간 속에서 예술적 의미를 포착하는 태도를 현대적 방식으로 재해석하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으며
K-컬처 이길주 기자 | 한국의 전통 민화에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삶과 염원이 담겨왔다. 오늘 우리가 마주하는 김송화 작가의〈무궁화와 두루미〉 역시 그 고유한 기원의 계보 위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화면 가득 피어난 무궁화와 청아한 자태로 창공을 가르는 두루미는,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한국인의 정신과 희망을 상징하는 상징적 풍경으로 다가온다. 작품 속 무궁화는 화폭의 중심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을 품고 있다. 꽃잎의 은은한 분홍빛 번짐, 잎맥의 세심한 묘사, 봉오리에서 만개한 꽃까지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은 마치 하나의 ‘생명 서사’처럼 펼쳐진다. 무궁화는 예로부터 ‘끊임없이 피는 꽃無窮花’, 곧 영속과 번영, 꺾이지 않는 의지의 상징이었다. 김 작가는 이 무궁화가 지닌 정신적 의미를 화면 안에서 더욱 깊고 따뜻하게 확장했다. 그의 무궁화는 화려하기보다는 담백하고, 강렬하기보다는 오래 바라보고 싶은 한국적 정서의 빛을 품고 있다. 꽃 위를 힘차게 날아오르는 두루미는 작품의 또 다른 핵심 주제다. 두루미는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전반에서 장수·길상·청정·고결함을 상징하며, 영적 세계와 인간 세상 사이를 잇는 존재로 여겨져 왔다. 김송화 작가가 그린 두
K-컬처 이길주 기자 | 전통 민화의 도상 가운데 ‘책거리冊巨里’는 가장 지적이고 상징적이며, 조선 사람들의 학문관·미적 취향·삶의 이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장르다. 강현옥 작가의〈책거리〉는 이러한 전통적 주제를 현대적 색채 감각과 섬세한 선묘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지혜의 풍요와 길상의 기운이 화면 가득 흐른다. 책거리는 조선 후기 선비들이 사랑했던 학문·덕성·가치관의 상징이 담긴 그림이다. 책과 문방사우, 그리고 길상 문양이 조화롭게 배치되며 ‘학업의 성취’와 ‘삶의 풍요’를 기원한다. 강현옥 작가는 이 전통적 구도 위에밝고 투명한 채색, 고급스러운 농담 조절, 민화 특유의 데포르메(변형) 표현을 더해 책거리를 생동하는 현대적 장면으로 되살린다. 이 작품에서 가장 강렬한 시각적 중심은 두 마리의 봉황이다. 봉황은 민화에서 왕권, 화평, 고귀함을 상징하는 존재이며, 책거리 속에 등장할 때에는 학문적 성취와 탁월함을 빛내는 존재로 해석된다. 봉황의 화려한 깃털은 성공의 비상飛上을, 부드러운 색의 변화는 여유와 평안을, 대나무와의 조화는 절개와 고결의 상징 을 품고 있다. 대나무는 사군자 중 하나로 흔들리지 않는 절개를 의미하는데, 책거리의 문맥에서는 ‘학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