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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뉴스

[신향식 칼럼] 사랑나누기 전 물 한 컵, 생명을 지키는 약속

- 탈수는 어른과 아기에게 모두 치명적…의학이 밝힌 숨은 위험
- 조상들의 ‘자리끼’ 문화 속에 담긴 생명보호의 과학적 지혜
- 분자구조 작은 물과 용존산소 풍부한 물이 건강에 좋아

K-컬처 장규호 기자 | “자기야, 나… 목말라.” 한때는 달콤한 대사처럼 들렸을지 모른다. 그런데 어떤 순간에는 이 말이 심장이 보내는 경고음일 수 있다.

 


사랑을 나누는 동안 우리 몸은 격렬한 운동을 할 때와 비슷하게 움직인다. 심장은 평소보다 더 빠르게 뛰고, 체온은 오르며, 호흡과 땀으로 수분이 빠르게 빠져나간다. 의학적으로 보면, 성관계 시 신진대사율은 평소보다 2~3배 높아진다고 보고된다. 미국 심장협회(AHA)와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은 반복해서 경고한다. 탈수는 심혈관계 부담을 높이고, 심하면 부정맥이나 급성 심장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이 뜨거워질수록 물은 더 절실하다. 마라톤을 뛰기 전 운동선수가 물을 마시듯, 사랑을 나누기 전 물 한 컵은 단순한 낭만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안전장치다.


사랑이 뜨거워질수록 물 한 잔 더 필요


탈수는 어른에게만 위험한 것이 아니다. 아기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특히 분유는 모유보다 진하고 끈적하다. 물 없이 분유만 계속 먹이면 아기의 작은 심장과 신장이 과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질 수 있다. 실제로 소아과 의사들은 유아 돌연사의 원인 중 하나로 수분 부족을 꼽는다. 아기는 “목말라요”라고 말하지 못한다. 그저 부모의 손에 들린 작은 물컵이 아기의 생명을 지킬 수 있을 뿐이다.


많은 교민들이 처음 해외에 나가면 “그냥 수돗물 마셔도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의 맑고 깨끗한 물에 익숙한 우리와 달리, 해외의 물은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어떤 곳은 석회질이 많고, 어떤 곳은 염소와 불소, 심지어 중금속까지 포함되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좋은 물의 조건을 이렇게 정리한다.

 

▲분자 구조가 작은 물 – 세포에 잘 흡수된다.

▲용존 산소량이 풍부한 물 – 세포를 소생시키고 피로 회복을 돕는다.
▲미네랄 균형이 맞는 물 – 칼슘, 칼륨, 마그네슘이 적절히 포함되어 전해질 균형을 유지한다.


다시 말해, “물은 다 같은 물이 아니다.” 그냥 목을 축이는 수준을 넘어, 몸이 잘 흡수할 수 있는 물을 찾는 것이 건강의 관건이다.

 


물 대신 진한 분유, 신생아 생명 위협할 수도


우리 조상들은 이미 이 사실을 알았던 듯하다. 밤마다 머리맡에 두었던 ‘자리끼’가 바로 그것이다. 자는 동안 수분은 서서히 줄어들고, 새벽은 심장마비와 뇌출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험한 시간대다. 조상들은 무의식적으로라도 그 위험을 막기 위해 물을 가까이에 두었다.


사랑은 불꽃 같지만, 생명은 물 위에 서 있다. 오늘 밤, 부부 사이든 연인이든 사랑을 나누기 전 상온의 물 한 컵을 함께 나누어 보라. 침대 머리맡에 두는 작은 자리끼 한 잔이 때로는 심장을 살리고, 관계를 더 깊고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물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그것은 사랑의 안전벨트이자, 생명의 약속이다.


(참고 문헌)

1. American Heart Association, Dehydration and Heart Health (2023)

2. Mayo Clinic, Dehydration: Symptoms and Causes (2022)

3. WHO, Guidelines for Drinking-water Quality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