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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아트

김영희 개인전 「여느 날과 같은 어느 날」

- 일상의 투명한 경계 위에서 발생하는 감각의 변주
- 갤러리 이즈(서울 인사동)에서 3월 31일 까지

K-컬처 전득준 기자 |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의 장면을 낯선 인식의 층위로 전환시키는 회화적 사유를 펼쳐 보이는 김영희 개인전 「여느 날과 같은 어느 날 전시가 갤러리 이즈(서울 인사동)에서 3월 31일 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유리병이라는 투명한 매개를 통해 ‘보는 행위’ 자체를 재질문하는 동시에, 현실과 기억, 실재와 환영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탐색한다.

 

작품 속 유리병은 단순한 정물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를 통과시키는 동시에 뒤틀어 놓는 ‘지각의 장치’이다. 한 작품에서 보이는 병 너머의 풍경은 빛의 굴절에 의해 미세하게 흔들리며, 현실의 이미지가 더 이상 고정된 실체가 아님을 암시한다.

 

 

 

투명한 표면을 따라 흐르는 빛과 그림자는 물질성과 비물질성 사이를 진동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지금 보고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하게 만든다.

 

김영희작가의 회화에서 ‘왜곡’은 결핍이 아니라 하나의 적극적인 인식 방식이다. 그것은 원형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원형에 접근하기 위한 또 다른 경로로 작동한다. 유리병을 통해 본 세계는 정확하지 않기에 더 진실하며, 불완전하기에 오히려 감각적으로 충만하다.

 

 

 

「여느 날과 같은 어느 날」은 익숙함의 표면 아래 숨겨진 낯섦을 드러내는 전시이다. 투명한 사물을 통해 드러나는 세계는, 오히려 불투명한 인간의 인식 구조를 역설적으로 비춘다. 그 안에서 관람자는 단순한 감상이 아닌, ‘보는 행위’에 대한 사유의 깊이로 천천히 스며들게 된다.

 

 

 

이번 전시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일상의 풍경이 어떻게 예술적 사유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왜곡된 이미지 너머에서 우리는 비로소 또 다른 진실, 그리고 따스한 기억의 결을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