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전득준 기자 | 면 위에다 직접염료를 사용해서 순수한 회화로 수묵담채에서 느낄 수 있는 풍부한 발목효과를 차용한 독창적인 회화를 선보이는 “ 풍경, 기다리는 ” 남은숙 그림전이 갤러리 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5-1)에서 4월 15일까지 열리고 있다.
염료로 처리할 수 있는 회화적 가능성의 극치를 회화속으로접목시켜, 천이 적었을 때와 말랐을 때, 붓에 물갈이 과하게 묻었을 때와 적당히 그리고 과소하게 물었을 때. 화면을 자연스럽게 말릴 때와 인위적으로 말릴 때를 고려하면서 그 결과의 제 효과들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소재들을 다률 때 예상되는 기대효과를 표현하고 있다.
남은숙 작가는 “ 마음이 고요해지지 않으면 그림이 홀어진다고 했다. 창밖에 보이는 동네 앞산이 그리 특별한 풍경은 아니라면서 정작 자신이 집착한 대상은 창 밖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일지도 모른다는 운을 떼기도 했다. ”
염색회화로 작가의 새로운 삶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이 가진 공통 주제는 풍경이며, 그 풍경은 다름이 아니라 작가의 작업실 창문 밖으로 보이거나, 창문에 내려진 블라인드에 투영된 풍경을 담담히 표현해 내고 있다.
시각적으로 평면도 아니고 입체도 아닌 또 다른 차원의 시각적 겸험들을 담아내는 작가는 앞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뒤에도 뭔가 있는 것 같으나, 마치 수증기나 안개처럼 가까이 가보면 그 시각적 존재가 사라져버리는, 혹은 스쳐 지나가는 효과로, 이 효과를 재현하기 위해 작가가 선택한 재료가 앞서 언급한 면천이다. 물감은 천의 조직에 따라 더 번지기도 하고, 덜 번지기도 한다. 작가는 이 물성이 가진 번짐의 묘를 이용해 실험과 탐색을 거듭한다. 그 탐색은 결국 작가를 시각적 불확실성이란 영역으로 이끈다. 이번 전시를 보는 관람자의 몫은 바로 이걸 체험해 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거칠고 춤촌한 정도가 다른 천을 여러 겹 써서 그 효과를 극대화한 작가의 시도도 눈 여겨 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