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김학영 기자 | 정교한 묘사도, 화려한 색도 없다. 오직 몇 개의 선과 여백뿐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시선은 오래 머문다. 눈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멈추기 때문이다. 부처님은 이 그림에서 위엄 있게 앉아 있지 않다. 얼굴은 윤곽만 남았고, 표정은 없다. 설법을 하거나 손짓을 하지도 않는다. 그저 조용히 그 자리에 앉아 계실 뿐이다. 그 고요함은 오히려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듣고, 배워야 안심하기 때문이다. 그 부처님 곁에는 작은 존재 하나가 있다. 스님도 아니고, 수행자라 부르기에도 애매한 사람. 그는 ‘불자’다. 완성되지 않은 존재, 아직 길 위에 있는 사람이다. 그는 부처님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지만, 간절함이나 비장함은 없다. 두 손을 모은 자세는 공손하지만, 절박하지 않다. 마치 “여기에 잠시 있어도 되겠습니까”라고 묻는 듯하다. 이 그림의 왼편에 쓰인 한 글자, ‘佛’. 이는 단순한 명칭이 아니다. 이 장면에서 ‘佛’은 목적지가 아니라 방향이다. 도착하라는 명령이 아니라,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가리키는 표식이다. 길을 잃어도 다시 찾을 수 있는 좌표 같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부처님도, 불자도 아니다. 이 그림의 핵
K-컬처 이길주 기자 | K-민화와 민화한복이 만나는 ‘세화 특별전’이 오는 2026년 1월 1일부터 5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새해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던 전통 세화歲畵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K-민화 전시와 민화한복 패션, 문화 퍼포먼스를 아우르는 융복합 특별전으로 기획됐다.
K-컬처 이길주 기자 | 이 그림은 그리지 않은 것이 아니라, 덜어낸 끝에 남은 것이다. 굵은 붓선으로 쓰인 한 글자, 休(쉴 휴), 그러나 이 ‘휴’는 단순한 한자가 아니다.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대는 형상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에게 기대는 순간을 형상화한 하나의 사유思惟다. 화면 오른쪽의 형상은 승복을 입은 스님도, 특정 인물도 아니다. 무릎을 접고 허리를 세운 이 실루엣은 명상하는 ‘존재 그 자체’다. 얼굴도, 표정도, 장식도 없다. 오직 앉아 있는 선線만 있다. 왼쪽의 ‘人’은 곧게 서 있지만 긴장하지 않고, ‘木’은 뿌리도 잎도 없이 하나의 기둥처럼 서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사람은 앉아 있다. 이 작품에서 ‘休’는 쓰인 글자가 아니라, 앉은 자세다. 글자는 읽히는 것이 아니라 머무르게 하는 공간이 된다. 이 작품은 단순한 캘리그래피가 아니다. 나는 이것을 K-그라피(K-Graphy)라 부른다. 서구의 Calligraphy가 ‘아름답게 쓰는 기술’이라면, K-그라피는 사유가 머무는 문자, 수행이 깃든 선이다. 붓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멈춤, 획의 힘보다 중요한 것은 여백, 완성보다 중요한 것은 머무는 시간이다. 이 ‘休휴’는 장식용 문자가 아니다
K-컬처 강경희 기자 | 몽골 울란바토르 동쪽 초원, 천진벌덕(Цонжинболдог)이곳에 서면 한 인간의 형상이 아니라, 한 문명의 시간 앞에 서게 된다. 바로 칭기스칸 은마동상이다. 은빛으로 빛나는 말 위의 칭기스칸은 멈춰 서 있지만, 그의 시선은 지금도 끝없는 초원을 가로지른다. 이 동상은 단순한 기념물이 아니다. 몽골인에게는 민족의 근원이며, 세계사에서는 유라시아를 하나의 길로 엮어낸 거대한 흐름의 상징이다. 가을의 천진벌덕은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바람은 아직 차갑지 않고, 초원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말발굽 소리조차 부드럽게 삼킨다. 그 위에 선 은마동상은 제국의 ‘확장’을 말하는 듯하다. 정복과 이동, 길과 길의 만남. 가을의 색은 칭기스칸을 정복자로, 개척자로 기억하게 만든다. 그러나 한겨울, 모든 것이 달라진다. 흰 눈이 초원을 덮고,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질 때, 은마동상은 침묵의 상징이 된다. 차가운 은빛 위에 내려앉은 눈은 화려함을 지우고, 남는 것은 결기와 고독이다. 이때의 칭기스칸은 정복자가 아니라, 혹독한 자연과 운명을 견뎌낸 ‘존재의 상징’으로 다가온다. 가을과 겨울의 대비는 곧 몽골 역사 그 자체다. 풍요와 이동의 계절,
K-컬처 장규호 기자 | 종로구 지역공동체 발전을 이끌어온 새마을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난 한 해의 성과를 나누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종로구새마을회(회장 박내춘)는 12월 23일 오후 2시 30분, 종로구 지봉로에 위치한 SW컨벤션센터에서 「2025 종로구 새마을지도자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올 한 해 추진해온 새마을운동의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한 새마을지도자들의 노고를 격려하며 조직의 결속과 역량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정문헌 종로구청장을 비롯해 국회의원, 시·구의원, 종로구새마을회 단체장과 이사, 협의회·부녀회·문고회 지도자 등 4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본행사는 난타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내빈 소개, 2025년도 새마을운동 사업추진 실적 보고와 ‘보람의 현장’ 영상 상영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지역사회 발전과 나눔 실천에 크게 기여한 유공 새마을지도자들에 대한 포상 수여가 이어져 큰 박수를 받았다. 박내춘 회장은 대회사에서 “올 한 해 묵묵히 현장을 지켜온 새마을지도자 여러분의 헌신이 종로를 더욱 따뜻하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었다”며 “앞으로도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
K-컬처 이길주 기자 | 우현진 작가의 작품은 전통 민화의 상징 체계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그 안에 오늘의 호흡을 불어넣는다. 화면을 채운 모란은 단순한 부귀의 상징을 넘어, 시간 속에서도 시들지 않는 삶의 기품을 말한다. 붉은 모란과 백모란이 나란히 서 있는 구도는 대비가 아닌 공존을 택한다. 강렬함과 온유함, 열정과 평정이 한 화면 안에서 자연스럽게 숨을 고른다. 작품 하단을 받치고 있는 괴석은 이 그림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푸른 기운을 머금은 기암은 흔들리지 않는 근간을 상징하며, 그 위로 자라나는 모란과 들꽃들은 삶의 지속과 회복을 은유한다. 이는 민화가 지녀온 길상吉祥의 의미를 오늘의 언어로 재해석한 지점이다. 화려함은 뿌리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작가는 조용히 화면으로 증명한다. 나비의 등장은 이 작품에 생동을 더한다. 정지된 병풍의 화면 속에서도 나비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계절의 흐름과 생명의 순환을 암시한다. 전통 민화가 지녔던 ‘기원의 그림’이라는 본질은 그대로 유지하되, 그 기원의 대상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일상으로 확장된다. 우현진의 모란 병풍은 보여주기 위한 장식이 아니라,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다독이는 그림이다. 이 작품 앞에 서
K-컬처 이길주 기자 | K-민화와 민화한복이 만나는 ‘세화 특별전’이 오는 2026년 1월 1일부터 5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새해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던 전통 세화歲畵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K-민화 전시와 민화한복 패션, 문화 퍼포먼스를 아우르는 융복합 특별전으로 기획됐다. 특히 세화 특별전 “어서 오세요” “벽사초복僻邪招福·服”을 주제로, 민화가 지닌 민간적 상징성과 한복의 조형미를 결합해 전통 예술이 오늘날 어떻게 살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세화 특별전은 K-민화를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닌, 입고 걷고 경험하는 K-컬처 콘텐츠로 확장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과 전시의 의미를 담아, 담화총사는 「K-민화가 지구촌 민간民間 시대를 연다」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을 통해 세화전이 지닌 문화적·외교적 함의를 짚는다. 전통은 늘 질문을 받는다.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한가.” 그러나 더 정확한 질문은 이것이다. 전통은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가. 2026년 병오년 새해 첫날, 서울에서 개막하는 세화전歲畵展은 이 질문에 하나의 분명한 답을 내놓는다. 전통은 박물관에 보관될 때보다, 사람의 몸 위에서 살아
K-컬처 전득준 기자 | 안산 더갤러리에서는 전시 참여 작가들의 출품으로 도움이 절실한 어린이들 돕기 자선전시 2025 선물展 (선택받은 자의 예물)을 2026년 1월 4일까지 전시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들과 중견작가들의 참여로 펼쳐지는 이번 기부프로젝트 기획전은 필요한 어린아이들을 온기와 사랑으로 보듬고 나눔으로 더 커다란 감동과 감사가 넘치는 전시로 진행되고 있다. 전시 오프닝에는 상록수어린이합창단(김민정 지휘자)과 드림오케스트라 (김성진지휘자)의 성탄 축하곡들을 연주하여 큰 감동을 선물하였으며, 제1회 안산 북 페스티벌 사생대회 수상작들도 함께 전시가 되어 그 의미를 더 하였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안산 더갤러리는 “아름다운 전시를 통하여 좋은 작품을 소장하고 예술의 아름다움을 참여하는 마음들이 많이 모여지길 바라고, 귀한 생명을 건강하게 돌 볼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바란다.” 고 했다.
K-컬처 전득준 기자 |2025년 12월 24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은(Gallery Eun)에서 《2025서울 크리스마스 아트페어》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비영리 미술단체 홍익미술과 익선아트센터가 주관하고, 한국예총과 한국미술협회, 쁘띠프랑스의 후원·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1부는 동덕 아트갤러리에서, 2부는 12월 24일부터 29일까지 갤러리은에서 이어지는 연속 전시 구성으로 마련되었다. 홍익미술은 2011년 설립된 국내 대표 비영리 미술 단체로, 한국 미술의 세계화를 목표로 국내외에서 폭넓은 활동을 펼쳐왔다. 전시 기획과 국제 교류, 작가 지원 프로그램은 물론, 아트매거진과 온라인아트뉴스 발간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창작 기반과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한국미술 과거·현재·미래》 전시 브랜드를 중심으로 예술의전당,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 일본오카야마·오사카·시즈오카, 중국 대련·심양, 싱가포르 아트하우스 등 주요 해외 기관에서 전시를 진행하며 한국미술의 세계적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2024년부터 익선아트센터를 통해 전시 공간 운영과 한국미술 교육 프로그램을 전개하며 대중과의 접점을
K-컬처 전득준 기자 | 현대미술의 흐름을 조망하는 ‘2025 서울아트쇼(Seoul Art Show)’가 24일 부터28일까지 서울 코엑스(COEX) Hall A에서 열리고 있다. ‘모두를 위한 예술(Art for All)’ 주제로 국내외 갤러리 150여 곳이 참여해 현대 미술의 최신 흐름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서울 아트쇼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최되는 특징 때문에 연말을 대표하는 서울 최고의 문화 축제로서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 미술 시장의 열기를 실감할 수 있고, 또한 대중과 예술이 만나는 가장 활발한 소통의 장이다.서울 아트쇼는 기본적으로 많은 갤러리와 작가들이 참여해 아트페어의 성격을 지니면서도, 주목할 만한 특별전을 기획하여 많은 관람객들과 켈렉터들에게 큰 관심을 받게 하고 있다. 갤러리 아트프라자(김삼란 관장) 부스 A-136에서는 추상미술의 거장 신현국작가의 특별전과 신현철작가, 박소은 작가등의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적 재료와 색채에 기반을 두고 인간과 세상의 관계에 대한 깊은 고민과 연구로 삶과 예술 속 반복적 조형 언어를 만들어 나가는 이희돈 작가의 작품은 큰 울림과 감동을 선물하고 있다. 화면에에 입술과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