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전득준 기자 | 서로 다른 경험과 작업 방식이 교차하며 독창적인 시각과 탁월한 표현력을 보여주는 4명의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 갤러리 명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29길 44) 기획전 <COLOR OF LIFE>이 배준성. 한수정. 정윤희. 송영화 4인 작가의 참여로 5월3일(토)까지 열리고 있다.
배준성작가는 공연 기법인 ‘스포트라이트’를 활용해 배경으로 여겨지던 일반 사람들의 꿈, 일상, 소망을 포착해 그들을 무대 위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회화에서는 하나의 장면만을 볼 수 있지만 배준성 작가의 그림은 한 작품에서 여러 이미지를 볼 수 있다. 그의 작품은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기존 회화의 틀을 깨는 독툭한 표현 방식으로 새로운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한수정 작가가 그리는 꽃은 아름다움을 재현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거대하게 확대된 꽃의 수술과 꽃잎의 결은 언뜻 꽃이 아니라 조형적 실험을 거친 추상 작품처럼 보이게도 한다. 작가는 자신이 보여주려는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서 작품의 형태와 표현법을 연구하고 실험한다. 특히 꽃잎의 사이사이 오려낸 듯한 흰 여백을 만들어 어떠한 환경에 속하지 않은 꽆 그 자체로 주제로써 제시되고 있는 점이 낯설고 새로운 감각을 자극하고 있다.
정윤희 작가에게 있어 ‘본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사물을 보거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은 선택과 판단의 근거이며 존재와 가치의 문제이다. 작가가 따르고자 하는 스승은 ‘자연’ 이다. 시들어 떨어지는 꽃에서 다시 피는 희망을 보듯 결과에 집착하지 않으며 소멸하지 않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인다. 작업 속에서의 붓질은 외부와 교류하는 하나의 역동적 개체로서, 정착하기를 거부하고 중심이 되기를 거부한다. 무한한 베일을 두른 자연의 무딘 언어로 확신의 기쁨을 경계하고, 극복의 피곤함을 멀리하고, 이름 없는 자유와 사라져버리는 불멸을 꿈꾸는 것, 작가에게 있어서의 그리기이다.
송영화 작가의 작업은 집적이란 지속적이고 끊임없이 구체적인 시간적 한계를 넘어 쌓여가고 축적되어지는 과정으로, 시간의 집적은 특정한 컨텍스트 안에서 관념적 시간을 존재론적으로 이해한다고 볼 수 있다.
Brushstroke 시리즈의 작업은 마치 붓으로 먹물을 찍어 일필휘지로 휘두른 듯하다. 관람자가 수묵화인가 하고 다가가면, 그제야 그것이 붓의 “획” 인양하는 검은색실로 짠 오브제임을 알게 된다. 나는 종이위에 연필로 드로잉 하듯 실과 바늘로 공간안에서 드로잉하는 셈이다. 가는 털실(line)을 한 코 한 코 쌓아가면 면이 되고, 그것들은 어떤 구체적인 대상이 된다. 나는 선의 흔적들을 조형언어로 선택하였으며, 이 작업은 반복된 뜨개질로 관념적 시간들을 시각화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만의 고유한 시각과 경험을 토대로 형상화한 각각의 조형 언어를 사용한 작품들을 볼 수 있으며 작품이 주는 메세지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갤러리 명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29길 44
• 관람시간: 13:00 - 18:00 (일 월 공휴일 휴관)
• 전시장소: 갤러리 명 02 720 4716
홈페이지 gallerymyung.com